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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공부 싫다는 아이, 혼내기 전에 부모가 알아야 할 진짜 이유

by 오실장(tankbottomboss)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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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싫다는 아이, 혼내기 전에 부모가 알아야 할 진짜 이유

"엄마, 공부 하기 싫어요." 이 한마디에 많은 부모님들이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경험을 하셨을 겁니다. 저도 초등학교 6학년 딸이 내던진 이 말에 처음에는 당황하고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혼내기 전에 그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찾아본 경험이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1. 학습 방식의 불일치

모든 아이는 저마다 다른 학습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시각적 자료를, 어떤 아이는 청각적 설명을, 또 다른 아이는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것을 선호합니다. 현재 교육 방식이 아이의 학습 스타일과 맞지 않다면, 아이는 공부에 흥미를 잃고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아들 민준이는 책을 통해 배우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만져보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수학 문제집만 펴면 짜증을 내던 아이가 레고 블록으로 분수를 설명해주자 눈을 반짝이며 이해하기 시작했죠. 아이의 학습 스타일을 발견한 순간이었습니다.

해결책: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가장 잘 받아들이는지 관찰해보세요. 시각적 학습자라면 그림이나 차트를, 청각적 학습자라면 대화나 음악을, 운동감각적 학습자라면 만들기나 체험활동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이의 학습 스타일에 맞는 방법을 찾으면 학습 효율과 흥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숨겨진 학습 장애

때로는 아이가 특정 학습 장애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난독증, ADHD, 처리 속도 장애 등은 발견되지 않은 채 아이를 괴롭힐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의 아이들은 열심히 노력해도 또래들처럼 쉽게 공부할 수 없어 좌절하고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학부모 상담에서 만난 수진이 엄마는 "아이가 똑똑한데 글자를 자꾸 뒤집어 읽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전문가 검사 결과 경미한 난독증으로 진단받았고, 적절한 지원을 받은 후 수진이는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로 변화했습니다.

해결책: 아이가 지속적으로 특정 유형의 과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소아정신과 의사나 교육심리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에서는 교육청 산하 특수교육지원센터나 Wee센터에서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지원은 아이의 학습 경험을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3. 지나친 압박과 스트레스

높은 기대치와 지속적인 압박은 아이에게 큰 스트레스를 줍니다. "너는 할 수 있어", "조금만 더 노력해"라는 말이 때로는 아이에게 "지금의 너는 충분하지 않아"라는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학습 능력을 저하시키고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키웁니다.

중학생 지호는 시험 기간마다 두통과 복통을 호소했습니다. 알고 보니 명문대 출신인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끼고 있었죠. 지호 부모님이 "성적보다 네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진심으로 전달한 후, 지호의 신체 증상은 점차 사라졌고 오히려 성적도 향상되었습니다.

해결책: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작은 진전도 인정해주세요. "이번에 틀린 문제가 지난번보다 3개 줄었네!" 처럼 구체적인 성장을 칭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아이가 실패해도 괜찮다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정기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활동(운동, 취미 등)을 장려하세요.

4. 의미 없는 학습 내용

아이들은 "이걸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 학습 동기가 크게 떨어집니다. 자신의 관심사나 일상생활과 연결되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은 아이에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초등 5학년 서연이는 분수 계산을 어려워했습니다. 그러나 가족 베이킹 시간에 레시피의 1/2, 1/3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분수의 실생활 적용을 경험한 후, "분수가 이렇게 쓰이는 거구나!" 하며 흥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해결책: 학습 내용을 아이의 관심사나 일상과 연결시켜 보세요.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타율과 평균자책점으로 수학을,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공룡의 생존 환경으로 과학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이걸 배우면 나중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을 함께 탐구하며 학습의 의미를 찾아보세요.

마치며: 혼내기보다 이해하기

아이가 "공부 싫어요"라고 말할 때, 그것은 단순한 게으름이나 반항이 아니라 도움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이를 다그치기 바빴지만, 그 말 뒤에 숨겨진 진짜 원인을 찾아보니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특성과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지원과 환경을 제공한다면, 아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학습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부는 목적이 아닌 아이의 성장과 행복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완벽한 부모는 아니지만,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어준다면, 아이들은 결국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것입니다. 오늘 하루, 아이에게 "왜 공부하기 싫어?"라고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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