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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희망: 혁신적 치료법과 조기진단의 발전

by 오실장(tankbottomboss)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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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 신경질환
 
정상 뇌와 알츠하이머 뇌 비교

정상 뇌(좌)와 알츠하이머병 뇌(우)의 비교 - 뇌 위축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침착

들어가며: 알츠하이머병의 현주소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고령화 사회에 상당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그중 60-70%가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2050년까지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1억 5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독성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플라크 형태로 축적되고, 타우 단백질이 신경섬유 엉킴을 형성하면서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그동안 대증적 치료법만 존재했던 이 질환에서 최근 병리학적 원인을 직접 타겟팅하는 혁신적인 치료법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주요 통계:

  • 65~74세 인구의 약 5%가 알츠하이머병 발병
  • 75~84세에서는 13.1%로 증가
  • 85세 이상에서는 33.3%까지 증가
  • 65세 이상 인구의 약 22%는 경도인지장애(MCI)를 앓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이 알츠하이머병 원인

최신 치료법의 혁명적 발전

최근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주로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춘 콜린분해효소 억제제(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와 글루타메이트 조절제(메만틴) 등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질병의 진행을 막지 못하고 일시적인 증상 완화만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병태생리학적 원인을 직접 타겟팅하는 질병 조절 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 DMT)들이 FDA 승인을 받으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새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또한 비약물적 접근법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항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 질병 진행을 늦추는 혁신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약물들이 최근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형태로 개발되어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표적으로 공격하고 제거합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

FDA 승인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Leqembi)

약물명(상품명) 작용 기전 효과 승인 상태
레카네맙
(레켐비, Leqembi)
베타-아밀로이드 원섬유(protofibrils)를 표적 질병 진행 속도 27% 지연 FDA 및 한국 식약처 정식 승인(2024년)
도나네맙
(키순라, Kisunla)
피로글루타메이트화된 베타-아밀로이드(N3pG) 표적 인지 및 기능적 악화 완화 FDA 정식 승인
아두카누맙
(아두헬름, Aduhelm)
아밀로이드 단량체 및 신경반 표적 제한적 효과 2021년 FDA 조건부 승인, 2024년 상업화 중단

레켐비는 임상 시험에서 알츠하이머병 질병 진행 속도를 위약군 대비 27% 지연시키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인간화 면역글로불린 G1(IgG1) 단클론항체로 정확하게 베타-아밀로이드 원섬유를 표적으로 합니다.

항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 적응증:

  •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 PET 혹은 뇌척수액 검사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양성
  • MMSE 점수 22-30점
  • 다른 원인의 인지장애가 없는 환자

※ 미세 출혈, 표면 철침착, 혈관성 부종, 다수의 열공성 뇌경색, 주요 혈관 영역의 뇌경색, 심한 뇌백질 변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이 제한됩니다.

고집적 초음파 치료법: 뇌혈관장벽을 넘는 도전

국내 연구팀이 최근 개발 중인 고집적 초음파 치료법은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뇌 주변의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은 약물이 뇌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장벽인데,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해 이 장벽을 일시적으로 개방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고려대 안암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공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6명을 대상으로 2개월 간격으로 3차례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한 BBB 개방술을 시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 환자들의 전두엽 BBB가 평균 43.1㎤ 일시적으로 개방
  • 4명의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 평균 14.9센틸로이드 감소
  • 5명(83%)에서 망상, 불안, 짜증, 초조 등 신경·정신적 증상이 현저히 감소(CGA-NPI 점수 6.3점에서 2.8점으로 하락)

이 외에도 저강도 집속 초음파 자극(Low-Intensity Focused Ultrasound Stimulation)은 BBB의 개방 없이도 전두엽, 측두엽, 대상회의 국소 뇌 포도당 대사율을 증가시켜 인지기능, 실행 기능 및 기억력 향상을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조기진단의 새로운 패러다임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10-20년 전부터 뇌에 병리적 변화가 시작됩니다. 따라서 조기진단은 효과적인 개입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혈액 검사를 통한 조기진단

올리고머화 아밀로이드 베타(Oligomeric Amyloid Beta, OAβ) 혈액검사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이 검사는 소량의 혈액을 이용하여 알츠하이머 치매의 핵심 병리 기전인 올리고머화된 아밀로이드 베타를 선택적으로 구분하여 측정합니다.

이 검사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무증상 단계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도 조기 예측 가능
  • 85% 이상의 뛰어난 진단 정확도
  • 아밀로이드 PET 등 고비용 검사와 유의한 상관관계 확인
  • 저위험, 경계, 고위험으로 구분하여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 예측

또한 혈액 내 인산화 타우(p-tau217, p-tau181, p-tau231)와 같은 생체표지자 검사도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간단한 혈액검사는 환자의 경제적,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기에 진단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영상 바이오마커를 통한 진단

영상 진단 기술은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적 변화를 시각화하여 더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 아밀로이드 PET: 뇌에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시각화
  • 타우 PET: 신경섬유 엉킴을 형성하는 타우 단백질 분포 확인
  • MRI: 해마 및 뇌 위축을 통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보조
  • FDG PET: 뇌 대사 저하 영역 확인을 통한 진단

2024년 개정된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의 진단 지침에서는 생물학적 표지자에 근거하여 진단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질병을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입니다.

알츠하이머병 생물학적 병기 분류:

  • A 단계(시작): 아밀로이드 PET 양성, 타우 PET 음성
  • B 단계(초기): 아밀로이드 PET 양성, 내측 측두엽 타우 PET 양성
  • C 단계(중기): 아밀로이드 PET 양성, 신피질 타우 중등도 침착
  • D 단계(진행): 아밀로이드 PET 양성, 신피질 타우 고도 침착

임상시험 현황과 미래 전망

2024년 1월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 약물 127개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이 총 164건 진행 중입니다. 올해 임상 3상은 48건, 임상 2상 90건, 임상 1상이 26건입니다.

이 중 76%(96개)는 질병 조절 치료제(DMT)이며, 12%(15개)는 인지 기능 향상을, 13%(16개)는 신경정신과적 증상 치료를 목표로 합니다. DMT 중 55%(53개)는 저분자 약물이고, 45%(43개)는 생물학적 제제입니다.

약물 타겟별로는 22%(28개)가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20%(25개)는 신경염증, 18%(23개)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12%(15개)는 시냅스 가소성 및 신경 보호, 9%(11개)가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합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는 평균 13-14년의 개발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임상 연구부터 FDA 검토까지 거치는 과정에서 임상 1상 피험자 모집에 2.1년, 임상 2상 2.5년, 임상 3상에 3.2년이 소요됩니다.

 

결론: 알츠하이머병 극복을 향한 여정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증상 완화 약물에서 질병의 근본 원인을 공략하는 질병 조절 치료제로의 전환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줍니다.

레켐비, 키순라와 같은 항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의 등장, 고집적 초음파를 활용한 뇌혈관장벽 개방 기술, 반복 경두개 자기 자극(rTMS) 등 비약물적 치료법의 발전, 그리고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진단 방법의 개발은 알츠하이머병 극복을 위한 중요한 진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알츠하이머병의 완전한 치료나 예방법은 개발되지 않았으며, 현재의 치료법들은 주로 질병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또한 신약의 높은 비용과 일부 부작용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향후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신경염증 조절 약물, 시냅스 가소성 증진 치료법 등 다양한 접근법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예방적 개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어, 정기적인 인지기능 검사와 위험요인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참고 문헌

  1. 문 원진, 임 영희. (2025).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 최신 지견. Journal of Korean Society of Radiology, 86(1),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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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van Dyck CH, Swanson CJ, Aisen P, et al. (2023). Lecanemab in early Alzheimer's diseas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88: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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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Jack CR Jr, Andrews JS, Beach TG, et al. (2024). Revised criteria for diagnosis and staging of Alzheimer's disease: Alzheimer's Association Workgroup. Alzheimers & Dementia, 20:5143-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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