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과 트라우마: 끝나지 않은 이야기, 치유를 향한 여정

2025. 5. 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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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잊을 수 없는 함성과 함께 깊은 상처를 새겼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그 현장을 직접 겪었던 이들과 그 가족들의 삶에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참여자와 그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심층적인 트라우마의 양상과, 그 고통을 넘어서려는 처절하고도 용기 있는 치유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역사의 아픔을 되새기고,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1. 5.18 민주화운동: 총성 속에 새겨진 트라우마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국가폭력은 참여 시민들에게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안겼습니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총상, 구타, 고문은 생존자들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남겼습니다. (출처: 광주트라우마센터 자료, 한겨레 2022.12.01)

생존자들은 참혹했던 당시 상황이 반복되는 듯한 '재경험', 관련 장소나 대화를 피하려는 '회피', 극도의 긴장과 예민함이 지속되는 '과각성' 증상으로 고통받았습니다. 이러한 트라우마는 불면증, 우울증,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져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어렵게 만들었고, 일부 생존자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2009.05.14, KBS 뉴스 2012.10.19)

한 생존자는 인터뷰에서 "밤마다 그날의 악몽이 테이프처럼 돌아갔다"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두려웠다"고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출처: 더나은미래 2017.12.20) 이는 국가폭력이 한 개인의 삶을 얼마나 처참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2. 대물림되는 아픔: 5.18 가족들의 트라우마

5.18 트라우마는 생존자 개인에게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 가족들 역시 다양한 형태로 고통을 경험하며 '2차 트라우마' 또는 '세대 간 트라우마'의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출처: KBS 뉴스 2022.01.05)

사망자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함께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좌절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부상자 가족들은 생존자의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아파했고, 간병과 생계 문제로 이중고를 겪기도 했습니다.

특히, 5.18 생존자 자녀들은 부모가 겪은 트라우마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부모의 불안정한 정서, 사회적 낙인, 경제적 어려움 등은 자녀들의 정서 발달과 사회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5.18 희생자 유가족 2세대의 PTSD 진단 비율이 15.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블로그 '복합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치유' 2024.05.29)

한 5.18 유가족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평생을 약으로 버티셨고, 그 모습을 보는 자식들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며 대물림되는 트라우마의 고통을 증언했습니다.

3. 치유를 향한 고통스러운 여정: 기억하고, 말하고, 함께하다

5.18 트라우마의 치유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생존자와 가족들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은 개인의 의지를 넘어선 사회적 지지와 연대를 필요로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치유의 시작은 '기억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억눌렸던 고통스러운 경험을 외부로 표현하고, 사회적으로 공인받는 과정은 트라우마 극복의 중요한 단계입니다. 차명숙 씨는 인터뷰에서 "16년 동안 광주를 가고 싶지 않았지만, 여성들의 경험이 기록되지 않으면 누가 기억하겠는가"라며 용기를 내어 증언했습니다. (출처: 이코노미21)

이러한 개인적 노력과 더불어 전문적인 치유 기관의 역할도 중요했습니다. 2012년 개소한 '광주 트라우마센터'는 국가폭력 생존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심리상담, 집단치료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며 체계적인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출처: KBS 뉴스 2012.10.19) 센터는 생존자들에게 "안식처"와 같은 공간이 되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지지하며 함께 치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출처: 더나은미래 2017.12.20)

그러나 여전히 많은 생존자와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편견, 부족한 지원 등으로 인해 적절한 치유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5.18 트라우마의 완전한 치유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명예회복과 함께 생존자와 가족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질 때 가능할 것입니다.

4. 끝나지 않은 이야기,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치유

5.18 민주화운동이 남긴 트라우마는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생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온전히 치유받고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보내야 합니다.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바로 알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것 또한 중요한 치유의 과정일 것입니다.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지만, 그 흔적을 보듬고 함께 나아갈 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의 트라우마를 넘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희망입니다.


이 글이 5.18 민주화운동과 그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생각이나 경험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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