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관세율의 숫자들 뒤에 숨겨진 감정을 보았는가
사람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듯, 국가 사이의 관계는 더욱 복잡하다. 가족 간에도 미묘한 감정의 차이가 있듯,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각 나라마다 미묘하게 다른 숫자를 부여했다. 이 숫자들은 단순한 세율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각 나라에 보내는 감정의 온도계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모두가 알듯이, 좋아하는 사람과 그저 그런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다르다. 트럼프의 관세율 역시 각 나라와의 관계를 수치로 드러낸다. 그 뒤에 숨겨진 감정과 전략이 각기 다른 숫자로 표현된 것이다.
중국, 54%의 관세로 폭풍우 속으로
트럼프와 중국의 관계는 늘 복잡했다. 첫 번째 임기에도 무역전쟁의 선두에 있었던 중국은 2025년 트럼프 정책의 가장 큰 표적이 되었다. 중국에 대해 총 54%의 관세(기존 20% + 추가 34%)를 부과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는 "너희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설정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마치 오랜 친구에게 절교를 선언하는 것과 같은 무게감이 있다.
중국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4월 10일부터 모든 미국 상품에 34%의 상호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아픔에는 아픔으로 화답한 것이다.
관계의 본질은 때론 위기에서 드러난다. 중국의 즉각적인 대응은 양국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보여준다.
유럽연합, 20%의 관세와 배신감
오랜 동맹이었던 유럽연합에 트럼프는 2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중국보다는 낮지만, 결코 가벼운 수준이 아니다. 마치 오랜 친구에게 "당신이 나를 이용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트럼프는 EU가 "미국을 약탈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이 문장 속에는 배신감이 묻어난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에게 느끼는 실망감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를 "부당하다"고 비판하며 대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오랜 우정이 흔들리는 순간이다. 한때 같은 가치를 공유했던 이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 가까운 이웃에 대한 25%의 벽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트럼프는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마치 룸메이트에게 "당신이 공용 공간을 더 많이 사용한다"며 추가 임대료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
캐나다 에너지 제품에는 10%의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부과한 점이 흥미롭다. 가까운 관계에서도 필요한 것은 따로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의 일상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아닌가. 우리는 모든 친구에게 똑같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여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했던 트럼프가 이제는 높은 관세의 벽을 세웠다. 가까울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아이러니다.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10%의 기본 관세로 시작하는 관계
영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국가들에는 기본적인 10%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되, 특별한 혜택은 없다"는 메시지다.
이 국가들은 아직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모임에서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처럼, 그들의 목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침묵이 항상 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차등적 관세, 세계를 재편하는 심리 게임
트럼프의 차등적 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 정책이 아니다. 이는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심리 게임이다. 각 국가에 다른 관세율을 부과함으로써 그는 국가 간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높은 관세율은 "당신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신호다. 반면 낮은 관세율은 "당신과는 잘 지내고 싶다"는 메시지다. 숫자 뒤에 숨겨진 외교적 메시지가 있는 것이다.
각 국가의 반응 역시 다양하다. 중국과 같이 즉각적으로 맞대응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EU처럼 신중하게 접근하는 국가도 있다. 캐나다, 멕시코와 같이 아직 전략을 수립 중인 국가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반응은 마치 인간관계와도 같다. 누군가는 분노로, 누군가는 냉정함으로, 또 누군가는 침묵으로 대응한다.
세계는 지금 하나의 거대한 심리 실험장이 되었다
우리는 지금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무역 관계의 실험을 목격하고 있다. 트럼프는 각 국가와의 관계를 수치화하고, 그 숫자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려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다."
이 오래된 진리는 국가 간 관계에도 적용된다. 트럼프의 차등적 관세 정책은 각 국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그의 비전을 보여준다.
그 결과는 어떨까? 높은 관세의 벽이 세계를 더 분절시킬까, 아니면 오히려 더 공정한 무역 질서를 가져올까? 그 대답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트럼프의 차등적 관세 정책이 세계 무역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점이다.
그대, 이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우리는 어떤 위치에 서게 될까? 관세라는 숫자 뒤에 숨겨진 감정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자만이 이 새로운 세계에서 살아남을 것이다.